어제 9월 10일,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 19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으로 바르샤바 쇼팽 국제공항을 비롯한 폴란드 일부 공항이 안전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폴란드가 러시아 군사 자산에 대해 취한 첫 번째 직접적인 군사 행동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폴란드의 조치에 연대를 표명하며 방공망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NATO 조약 4조 발동, 무엇을 의미하나

폴란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NATO 조약 4조를 발동한다고 발표했다. 4조는 회원국 중 어느 나라든 심각한 안보 위협을 인지했을 때 모든 동맹국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당사자들은 그들 중 누구든지의 의견으로 어느 당사자의 영토 보전,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여겨질 때마다 함께 협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일반적으로 NATO의 주요 작전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긴급상황이나 긴급성을 요하는 상황에서 발동되도록 설계되었다. 4조가 발동되면 나토에 군사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협의를 요구한다.

이어 해당 사안은 북대서양 이사회에서 논의되며, 이는 동맹 차원에서 공동 결정이나 행동(물류, 군사 또는 기타 분야)으로 공식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집단방위를 의미하는 5조와는 달리 협의를 통한 공동대응 논의 단계를 뜻한다.

독일 “의도적 도발” 강력 규탄

독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의회에서 “이 드론들은 명백히 의도적으로 이 경로로 향했다”며 우연한 사고라는 러시아 측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이번 영공 침범을 “폴란드뿐만 아니라 NATO 전체에 대한 의도적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폴란드가 오늘 새벽 무장한 러시아 드론의 자국 영공 침범에 대해 NATO 동맹국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NATO와 EU에 속한 국가에서 인명을 위험에 빠뜨렸다. 이런 무모한 행동은 발트해 지역과 NATO 동쪽 측면에서 벌어진 일련의 도발 행위와 맥을 같이 한다”며 “연방정부는 이러한 공격적인 러시아의 행동을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폴란드가 NATO 동맹국들과 함께 이러한 위험을 적시에 인지하고 제거할 수 있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폴란드의 요청에 따라 NATO 이사회는 오늘 NATO 조약 4조에 따라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 NATO는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루테 NATO 사무총장은 “폴란드를 비롯해 네덜란드, 이탈리아, 독일 등 모든 관련국이 참여한 어젯밤의 대응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푸틴 대통령의 유럽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이는 시험대라고 분석했다. 대서양협의회 전문가들은 “표적 선택이 우연이 아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유럽이 어떻게 반응할지 보려는 푸틴의 다음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NATO 회원국으로, 이번 사건에서만 하룻밤 동안 19차례의 영공 침범이 발생했다고 폴란드 당국은 밝혔다.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연설 장면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 Deutsche Bundestag

© Oh My Berlin / 뉴스